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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 및 교육사] 20세기 후반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작성자 : edulab1   조회수 : 1162

20세기 후반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1. 실존주의와 교육

 

1) 실존주의 교육철학

 

20세기 후반 실존주의(實存主義, Existentialism)의 등장으로 교육철학의 성격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합리주의적 관념론과 실증주의 사상에 대한 반동으로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실존주의는 철학의 관심과 교육철학의 접근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존주의는 개별 인간으로서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하는 철학 및 문예상의 한 사조이다.

실존주의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학(現象學, phenomenology,현상, 즉 세계가 그러한 것으로서 우리들에게 나타내고 있는 것 또는 어떤 실체의 외부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중요시하는 철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후설(Husserl, 1859~1938)이 창시한 현상학은 현대 실존주의의 핵심적인 근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존철학과 현상학은 어떤 면에서 같은 의미로서, 두 말은 교환 가능하다(한명희, 1983). 후설은 이렇게 말했다(송광용, 1994). 참된, 즉 순수한 자아를 발견하고 이것을 통해서만 세계라는 존재가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순수한 자아의 발견이란 이때까지의 경험은 제쳐 놓고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의미이다. 판단을 미루고(현상학은 이를 괄호를 친다고 한다.)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이다. 현상학은 철학하는 데 너무 성급한 세계 해석을 억제하고 편견 없이 의식에 나타나는 바를 분석하는 데 전념하라고 한다(Peter Kunzmann, 1991). 이렇게 할 때에만 문제가 해결된다.

현상학의 영향을 받은 실존주의는 인간은 본래 순수하고 주체적이며, 독립된 존재로서 의지할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밖에 없으며,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모든 면을 형성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인간관에서 출발하였다. 실존주의의 선구자들은 쇼펜하우어(Schopenhaur, 1749~1832)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1813~1855)니체(Nietzsche, 1844~1900), 하이데거(Heidegger,1889~1976), 야스퍼스(Jaspers, 1883~1969) 등이다. 이들을 거쳐 2차 세계대전(1939~1945) 직후의 사르트르(Sartre, 1905~1980) 등에 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철학사조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상실한 인간의 주체적 존엄성을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인간 존재의 성격을 실존이라고 규정하고 그 실존의 문제를 철학의 중심에 두었다. 실존의 문제를 철학의 중심에 둔다는 것은 인간 존재의 성격을 밝히는 것을 생각(철학)의 출발점으로 하여 종래의 전통적 철학이 생각했던 실재의 문제, 인식의 문제, 가치의 문제 등에 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전개한다.

실존주의의 인간 존재(실존)의 성격은 존재(실존)본질(essence)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라는 사르트르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Derek Johnston, 2006). 사르트르의 말에서 본질은 전통적 철학에서 말하는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영원불변의 실재를 말한다. 전통철학은 존재(개별성)보다 본질(보편성)을 앞세운다. 플라톤은 본질(이데아)은 이미 존재하며 존재(경험적 존재, 이데아의 그림자, 현재 내가 경험하고 있는 존재)에 앞선다고 하였다. 이렇게 실존주의는 전통철학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실존주의의 실존은 현실적구체적개별적인 현실존재(실존은 현실존재의 준말)를 말한다. 우리는 늘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표준에 얽매여 산다. 이런 삶은 내 삶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고 평가되는 타인을 위한 획일화된 삶이다. 아마 전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은 내 선택이 아니라 누군가의 결정으로 내 의지와는 다른 선택을 강요하여 개인적 불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인간의 경험은 독자적이고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간경험에 대한 일반화(보편화)는 주장(“내가 이렇게 살았으니 당신도 이렇게 살아!”)될 수 없다(“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실존주의는 이런 식의 인간 존재방식에 반기를 든다. 인간은 본질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으로 존재한다. 한 사람 한 사람 특별하게 개별적(주체적)으로 존재한다.

인간의 존재방식이 밖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별 인간 스스로의 선택으로 존재한다. 인간 존재의 보편성이 아닌 특수성과 전체성이 아닌 개별성을 강조하고 실존의 주체성(主體性, subjectivity: 자유롭고 자주적인 능동성)과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실존주의를 주체성 회복의 철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은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본질을 창조하는 존재이다(자신을 객관화하는 대자존재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독립된 존재로 보는 즉자존재). 실재가 있다면 그것은 본질이 아니라 오직 현실존재, 즉 실존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실존주의 인식론의 입장은 참다운 지식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주체성이 진리(subjectivity is truth.).”이다. 인정!

 

2) 실존주의 교육원리

 

실존주의는 교육을 보편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바로 자기 자신(실존 또는 주체성을 가진 존재)이 되게 하는 활동이라 한다. 실존주의자들은 인간은 무한한 자유와 책임을 갖는 존재로 본다. 실존주의의 교육이념 또한 자유책임선택과 같은 가치이다. 또한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개인을 사회적 규범에 맞추려는 일체의 시도를 부정하며 개인이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결단하며 실천하는 전인적 인간육성 교육을 강조한다.

교육의 목적을 독자적, 창조적 개인의 성장과 가능성 및 자아실현에 두고 지성적 교육보다는 도덕교육과 인간주의적 교육방법(소크라테스의 교수방법을 선호한다. 이유는 대화법은 개인적이고 친밀한 나와 너와의 관계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교사와 학습자(유아)간의 대화, 참여, 만남(부버가 말하는 인격적 만남) 등을 강조한다. 시험을 위해 교육내용을 학습하는 것에 반대한다. 학습자들은 교재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서 실현해야 할 가치를 경험하고 실천하고 생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자연교과보다는 인문교과(문학, 역사, 철학 등)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고통, 불안, 공포, 죽음을 알게 되는 것은 인문교과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한동일 외, 2001).

실존주의자들이 원하는 교사는 지성적이기보다는 학습자들의 심적 갈등과 어려움에 공감하여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경험의 소유자여야 한다. 그래서 학습자들이 교사에게 자발적으로 만나고, 교사는 그들을 격려하여 개성(주체성)을 맘껏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이은영, 2006).

실존주의 교육철학의 교육이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주체적독립된 인간으로서의 순간순간의 인격적 만남이 교육에 선행한다.

(2) 교육이란 반드시 의도적, 체계적, 지속적일 수만 없다. 순간의 만남과 사건이 우리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이는 순간순간의 각성(覺醒, 갑자기 깨달아 앎)을 통해 변화되는 교육의 단속성(지속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3) 이러한 단속적 실존주의 교육방법으로 위기, 각성, 충고, 상담, 해후(만남)그리고 모험과 좌절을 들고 있다.

(4) 대표적인 교육방법으로 해후(邂逅, 뜻밖의 만남)가 있다. 실존적 개념의 만남이란 돌발성을 의미한다. 만남은 통념적으로 교육의 개념과 대립되며 교육으로의 방법화를 거부한다. 교사는 만남을 꾸며 낼 수 없다. 해후는 오랫동안 헤어졌다 뜻밖에 만나기 때문이다. 교사는 이 같은 만남이 일어날 수 있게 예비(준비)할 따름이다.

(5) 학습자(유아)는 완전한 자유 속에서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개인적 선택을 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다. 학습자(유아)는 자신의 문제 앞에 선 단독자이다.

(6) 실존주의 교육은 철저한 선택과 책임, 그리고 개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7) 진정한 인간교육은 삶의 좋고 밝은 면뿐만 아니라 삶의 부조리(不條理, 인생에서 의의를 찾아낼 희망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며, 한계 상황적, 절망적인 상황을 말함)나 실존적 긴장, 즉 불안이나 죽음, 고통, 위기 같은 불합리하고 추한 측면까지도 포함한 전체로서의 인간교육이어야 한다.

(8) 훌륭한 교육이란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네가 더 무서운 레비나스

가장 가까이 있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아주 익숙한 존재에 대한 두려움, 더 정확히 말하면 공포를 느낀 적은 없는가. 레비나스(Emmanuel Lévinas, 1906~1995)는 그런 공포의 존재를 총칭하여 타자라고 하였다.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가족도 어느 날 갑자기 타인(타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 사이에도 함께 손잡고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자 역시 자신이 있는 힘을 다해 발견한 이론이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되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낯선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이 모든 존재와 상황은 이해할 수 없고 즐겁지 않은 것들이다. 타자는 결국 내 생각의 범위를 벗어나 나를 이해불가능하게 만든다.

레비나스의 타자론은 간단하다. 나 아닌 존재는 타자이며 그 타자는 이해할 수 없는 공포를 준다는 것이다. 레비나스의 타자론은 딱 여기까지만 매력적이다. 그가 말하는 타자론의 극복 운운은 흥을 깬다. 내가 잘 아는 타자도 내가 아는 범위를 벗어나면 내가 전혀 모르는 네가 존재한다(il y a). ‘그런 네가 더 무섭다.’

 

2. 분석철학과 교육

 

1) 분석교육철학

 

분석교육철학(analytic philosophy of education)분석철학(分析哲學)에 기반을 둔다. 사고의 논리적 명료화를 목적으로 하는 분석철학은 논리실증주의(論理實證主義, Logical Positivism: 분석철학의 한 주류로서 과학적 지식만이 사실적 지식이라 보는 입장)에 기초하여 발전한 철학이기도 하다. 분석철학은 어떤 개념의 명료화와 진술의 논리적 타당성을 연구한다. 분석철학의 영역은 언어철학이다. 언어는 실재의 논리적 그림이다(박일호, 2012). 분석철학의 목적은 다른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하려는 것이며 학문에서 사용된 언어의 오해와 오용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분석이란 어떤 학문의 이론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분석은 사용된 언어의 불명료성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도구이다(Peter Kunzmann 1991). 대표적인 인물로는 슐리히(Schlich, 1882~1936), 카르납(Carnap, 1891~1970), 러셀(Russll, 1872~1970),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1889~1951)등이 있다.

논리실증주의는 신실증주의 또는 논리경험주의라고도 하는데 이들은 실재(實在)에 대한 지식은 오직 자연과학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철학의 과학화를 부르짖는다. 진리는 경험을 통하여 증명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증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명제(命題, proposition: 참이나 거짓을 가리기 위해 어떤 논리적 판단의 내용을 언어, 기호, 식 등으로 나타낸 것)는 진위(眞僞)를 결정할 수 없는 무의미한 거짓 명제이다. 무의미한 명제는 사이비 진술에 불과하다. 형이상학적 명제는 분석적인 것도 경험적인 것도 아니다. 그들의 주요 탐구 주제는 검증의 원리이다. 명제의 내용을 경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고 그 명제를 어떻게 시험할 수 있는지를 제시할 수 있다면 그 명제는 의미가 있다. 분석적인 것으로서 수학적이고 논리적이라면 진위 여부를 해명할 수 있을 것이고, 경험적이라면 관찰과 실험을 통해 검증한 후 진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므로, 양자 가운데 어느 것도 아니라면 그것은 거짓 명제이다(박의수 외, 2015). 진리란 과학적 방법에 의해 실증되거나 논리적 방법에 의하여 명료화된 것이다.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한 분석철학을 정리하면, 첫째 철학의 기능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의 용어와 개념들 사이의 논리적 관련성을 검토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둘째, 경험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도덕이나 종교, ()에 관한 형이상학적 명제는 무의미하다. 셋째, 분석적 명제(논리학과 수학의 진술)와 종합적 명제(각종 과학적 진술)들만이 의미 있는 논의가 가능하다.

또 다른 분석철학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분석을 중시하는 일상언어학파(日常言語學派, ordinary language school)가 있다(한명희, 1983). 일상언어철학은 후기 비트겐슈타인을 추종하는 철학이다. 일상언어철학(언어분석철학)은 철학의 임무를 일상에서 매일 사용되고 있는 낱말과 문장 표현의 의미를 명확히 하며 논리적 모순이나 진부한 표현을 가려내는 데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의 체벌은 정당한가?’라는 명제를 분석한다면, 먼저 이 진술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의 바람인가, 또는 체벌이란 어떤 것이며 체벌이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알 수 있나 등을 밝히는 일이다. 일상언어철학은 교육과 관련된 명제를 명백히 하기 위해 그 진술문 속에 포함된 다양한 의미를 명료화하는 것이다.

언어분석철학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한동일 외, 2015).

(1) 세계에 대한 형이상학적 주장은 진리도 거짓도 아니지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세계는 실재하는 것으로 언어분석철학자들에게 있어서 세계는 논리적으로 입증되는 감각적 경험의 범위 내에 존재하는 것이다.

(2) 세계는 인간의 지각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언어의 정확한 사용을 통해서만 기술되는 실재의 세계이다.

(3) 분석적 방법은 실재가 기술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철학은 1원리(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으로, 사물의 제1의 모든 원인과 제1의 모든 원리를 취급하는 철학, “존재자 없이는 존재도 없다.”)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실재를 기술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언어의 분석, 비판, 명료화의 적용이다. 사변(思辨, 경험이나 실증이 아닌 순수한 생각만으로 사물의 진위나 인식에 도달하려고 하는 일)적 작용은 철학에 적용되지 않는다.

(4) 언어분석철학자들은 인과적 관계를 신봉하지만 그것은 물질적 수준에서만이다. 분석철학자들은 입증할 수 없는 궁극적인 원인의 가능성은 무시한다.

(5) 일상적 언어의 사용을 통하여 일반인에 의하여 주장된 가치판단은 일반적으로 결점을 갖는다. 일상적 언어의 사용에서는 가치판단이 행해지더라도 결점을 갖는다. 예를 들면 임금 체불은 부당하다고 했을 때 임금 체불은 있는 사실이지만 부당하다는 것은 명확히 증명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사상과 표현의 명료화를 주장한 두 분석철학은 경험적 실증주의에 기반을 둔다. 이 둘은 모두 전통적인 사변적 철학방법을 배제하고 철학적 사유방법을 과학화하려고 하며, 언어의 의미와 논리를 명백히 할 것을 요구한다. 추상적 사유를 반대하는 분석철학은 과학의 산물이다.

 

2) 분석철학의 교육원리

 

교육에 대한 분석철학의 영향은 교육철학자보다는 분석철학자, 특히 언어분석철학자들 자신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라일(Ryle, 1900~1976)은 지식의 개념을 명제적 지식(命題的 知識: propositional knowledge,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거나 언어나 기호로 표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식)과 행위적 지식(performative knowledge, ‘무엇을 할 줄 안다로 표현되는 지식)으로 나누고 둘과의 관계와 문장의 사용과 행위를 묘사하는 동사의 분석을 해줌으로써 교육철학자들에게 자극을 주었다. 명제(proposition)란 참 또는 거짓으로 분별할 수 있는 문장으로 표현된 것을 말한다. 명령문이나 감탄문은 명제가 아니다(이돈희, 1979).

많은 분석철학자들은 교육이론 속에서 개념들, 예를 들면 교육기회의 의미, 적응의 개념, 동기의 의미, 교육 불평등, 가치판단, 교수, 학습, 지식, 자유, 권위 등의 의미와 표현의 논리적 문제를 명백히 함으로써 교육이론의 체계를 보다 확고하고 정확하게 하려고 하였다. 나아가 교사의 교육 활동의 필요조건을 구비해 준다. 즉 분석철학은 사고의 명확성, 추론의 일관성과 명확성, 지식의 사실적 타당성과 확실성 및 객관성, 도덕적 합리성 등의 기초를 마련해 준다는 의미에서 교육에 끼친 공헌도가 크다(한명희, 1983). 분석철학의 방법론이 교육 관련 개념과 의미, 교육이론의 성격을 분명히 하려고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박의수 외, 2015).

언어분석철학은 학교 상황, 학습자들의 행동이나 성취, 학습자와 교사, 학습자와 학습자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에서 정당한 논리의 사용을 교사에게 요구한다. 교사들은 논리적 탐구의 습관을 길러 발전시켜야 한다. 학습자가 특정 교과에서 이룬 학업성취 결과에 기초해서 학습자의 지능을 결정하는 교사들을 흔히 보게 된다. 또한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학습자는 불량학생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모두 잘못된 것이다. 교사는 학습자의 행동을 평가할 때 경험적으로 또는 논리적으로 입증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종교교육은 교육과정으로 인정받기 어렵다(한동일 외, 2001). 분석철학의 교육적 의의를 간단히 살펴보자(주염흠 외, 2013).

분석철학은 교육학의 연구대상을 분명히 한정하고 이에 대하여 분석적인 연구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교육학을 체계적이고 독자적인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분석철학의 명료화의 기능은 교육자들로 하여금 언어를 선별하여 분명히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끝으로, 분석철학의 목적(사고의 논리적 명료화)에서 추론해 볼 수 있는 교사에 대한 분석철학의 관점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김경식, 2002).

(1) 교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학습자에게 언어로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2) 교사는 논리학의 공식과 법칙을 준수하여 일관성 있게 추리(전제에서 결론 끌어내기)하여야 한다.

(3) 교사가 주장하는 지식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편견으로부터 탈피하고 전문가에 의해 공식적으로 증명된 지식을 사용해야 한다. 개인적 감정에 의한 지식은 옳은 것이 아니다.

(4) 교사가 주장하는 지식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증거가 불충분할 경우에는 그 이상의 자료가 발견될 때까지 판정이 보류되어야 한다.

(5) 교사는 모든 규범적인 명제(‘질서는 아름다운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은 좋은 제도이다와 같이 가치 또는 규범을 나타내는 명제)를 신중히 검토하여 그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밝혀야 한다.

(6) 교사는 모든 논의와 토의에서 사용되는 말과 규율을 명백히 하여야 한다.

(7) 교사는 귀납법, 개연성의 법칙(어떤 사건이나 현상이 언제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가설, 개념, 이론을 실증하는 데 적용되어야 한다.

(8) 교사는 특정한 교육이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불분명한 정의와 표어, 은유 등을 바로잡기 위하여 언어분석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3. 비판이론과 교육

 

1) 비판이론의 교육철학

 

비판이론(批判理論, critical theory)의 출발점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Frankfurt) 학파이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호르크하이머(Horkheimer, 1895~1973), 아도르노(Adorno, 1903~1969), 마르쿠제(Marcuse, 1898~1979), 하버마스(Habermas, 1926~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나치 정권의 추방자였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가장 큰 특징은 현존하는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대안에 대한 회의(의심), 체계적인 것의 회피 등이었다. 호르크하이머는 전통적인 이론은 미리 주어진 정황을 재생산할 뿐이고 그와 함께 그 이론이 출현한 사회적 조건을 긍정한다.” 그러므로 사회의 지배와 억압에서 해방되려면 사회를 이성적으로 형성할 기준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체제 안에서의 수정이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근본적인 비판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Peter Kunzmann, 1991).

호르크하이머 등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모순(빈부의 차, 지배와 종속, 인간소외 등)을 비판하면서 정통 마르크스주의(Marxism)의 사회적 변혁과 해방에 관한 이론을 신마르크스주의(Neo-Marxism)라는 이름으로 전개하였다. 그들의 이론을 비판이론이라고 하는 것은 폐쇄적인 철학적 구조를 거부하며, 단지 부정의 부정을 거듭하면서 논의의 주제를 집요하고 철저하게 공략하여 문제의 핵심을 밝히면서 진행되는 사고의 양식을 취하기 때문이다(교육학용어사전).

비판이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사회문제는 인간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정치경제적 체제의 문제라고 본다. 인간의 불행은 개인의 무능이 원인이 아니라 사회체제의 불합리성 때문이다. , 인간의 정신과 행위규범 및 지식은 사회정치경제적 체제에 의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은 문제를 야기하는 사회정치경제적 체제에 자신보다 더 많은 부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판이론은 인간의 삶을 불합리하게 통제하고 억압하며 또한 자유를 주기도 하는 사회경제적 체제에 관심을 갖는다. 비판이론은 사회정치경제적 체제 및 권력권위자유의 본질과 한계를 분석 및 탐구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판이론의 주장은 계몽(개인과 집단의 진정한 이해관계, 즉 이익이나 불이익을 폭로하는 것)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몽의 결과로써 그 이상, 즉 당신을 해방시킬 수 있다. 그리고 비판이론은 과학적 이론과는 달리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며, 세상을 명확히 밝힐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불평등과 부당한 제약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박의수 외, 2015).

비판이론은 개인과 집단 간의 조화로운 합의보다는 갈등과 긴장을 사회적 삶의 중심으로 본다. 지식이나 사회 실제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어떤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지를 탐색하여 불의와 불평등의 원인을, 사회적 삶의 실질적 조건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사회적 삶의 조건들을 드러내는 일이 사회적 계몽과 인간의 해방(부당한 사회정치경제적 체제 및 억압, 불평등, 권력권위, 인간소외로부터 벗어남)을 가져다 준다(신차균 외, 2014).

 

2) 비판이론의 교육원리

 

비판이론에 기반을 둔 비판적 교육이론은 교육 역시 사회경제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비판적 교육이론은 사회정치경제적 억압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고 인간의 소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교육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그 사회와 그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조건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임채식 외, 2015).

비판이론의 교육적 관심사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알 수 있다(신차균 외, 2014). 첫째, 교육에서 무엇이 문제인가? 둘째, 그러한 문제(병폐)는 왜, 어떻게 일어났는가? 셋째, 그러한 문제는 어떻게 치유될 수 있는가? 이다. 여기에 몇 가지 질문을 더 얹어보면 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어떻게 실제 자본주의 질서를 재생산했고 소외와 억압에 기여하게 되었는가?, 학교는 그릇된 인식(자본주의의 모순을 정당화하는 것)을 생산하고 있는가? 등이다.

비판이론의 교육목적은 인간교육의 실현이다. 바람직한 인간교육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박의수 외, 2015). 첫째, 맹목적이고 억압적인 공부는 주체적인 사유를 방해하기 때문에 인간교육을 방해한다. 둘째, 바람직한 인간교육을 위해서는 물상화(物象化, reification: 물화, 사물화라고도 하며, 후기 마르크스 사상의 중심개념으로 자율성이나 주체성을 박탈당한 채 마치 인간 아닌 존재자나 물질처럼 취급되는 상태를 의미한다.)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 물상화에 대한 저항이란 어떤 대상이든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셋째, 인간은 기계적으로 변화되는 존재가 아니다. 넷째, 인간교육을 위해서는 정열, 즉 생동감이 필요하다. 다섯째, 바람직한 인간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는 특권의식이 없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인간교육이라는 교육목적을 이루기 위한 비판이론의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다음과 같이 각각 밝히고 있다. 먼저, 교육내용으로는 정치 및 이데올로기 교육, 교양 인문교육, 여성해방운동, 역사교육, 복지사회를 이루기 위한 내용 등이다. 교육방법으로는, 학교와 사회의 관계회복(학교가 사회의 문제를 끌어들여 학습자가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깊게 하는 일), 학습자의 교육의 주체성 존중(학습자의 흥미자유자치 등을 존중하는 일), 갈등의 현장견학(농성데모파업 등 사회구성원들의 여러 집단행동을 자신의 눈으로 보게 하여 문제의 초점이 무엇인가를 다루어 보게 하는 일), 친교(동지적 유대감을 키워주기 위해 대화하는 일)및 갈등상황에 대한 문헌 접근(여러 갈등현장의 문제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문헌들을 접하는 일)등이다.

 

4. 포스트모더니즘과 교육

 

1) 포스트모더니즘의 교육철학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모더니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기 위한 사상이다. 모더니즘(modernism)이란 계몽주의의 과학적 합리성과 지성, 객관성 및 획일성, 절대적인 틀(규격, 정전화), 주지주의(主知主義, 그리스 철학에서 강조하는 사상으로 인간의 지성 또는 이성이 의지나 감정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보는 사상)등을 강조하는 사상이다. 반면에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양성, 구체성과 개별성 그리고 주관성, 독특성 등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상으로는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해체주의(deconstruction, 해체란 파괴 또는 풀어헤침의 뜻이고, 해체주의는 대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와 같은 사유의 방식이다. 또는 기존의 틀이나 권위, 이성, 규범 등에 대해 비판하고 다시 생각해 보거나 뜯어보는 것으로서의 사물과 언어, 존재와 표상, 중심과 주변 등 이원론을 부정하고 다원론을 내세우는 문학 비평이론), 푸코(Michel Paul Foucault, 1926~1984)의 사회 및 역사이론,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심리분석이론(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구조주의와 언어학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독창적인 또 다른 정신분석학의 이론)등이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요 특징은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주의적 인간관, 진리관, 윤리관을 가지고 있다. 둘째, 반주지주의, 반이성주의, 비합리주의, 즉 인간의 감성적 가치관을 지향한다. 셋째, 반권위주의를 지향한다. 넷째, 진리의 영원성을 거부하며 진리의 정전화(正典化, 보편적 이론이나 위대한 작품과 작가로 인정하고 수용함)에도 반대한다. 정전은 해체되어야(탈정전화하거나 다시 생각해 봐야)하고 재음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대담론(巨大談論, 한 마디의 말보다 큰 일련의 말들, 교장선생님의 훈화)보다는 작은 이야기(일상적인 소소한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 다섯째, 지나친 상업주의로 인한 가벼운 유희에서 행복감을 찾으려 한다. 여섯째, 타인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의 존중과 상호협력을 강조하고 타인에게 해가 되는 어떠한 폭력과 착취도 거부한다. 일곱째, 포스트모더니즘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개인의 가치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보다 어제 맛집 간 친구의 이야기가 더 소중하다.)에 단호히 반대한다.

 

2) 포스트모더니즘의 교육원리

 

포스트모더니즘의 철학에 기초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교육적 논의에 귀를 기울여 보자. 포스트모더니즘은 교육의 획일성에 반대한다. 그들은 주지주의 교육과 주입식 교육에 반대하고 창의성 교육을 강조한다. 인지적 영역의 교육보다 정의적 영역의 교육에 더 관심이 많으며 모든 영역에서의 경험을 모두 지식으로 간주한다. 지식은 절대성, 객관성 및 체계성과 논리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이 형성된 당시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더 중시한다. 지식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 따라 구성되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신차균 외, 2014). 과학적 지식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지식을 더 중시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 현대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첫째, 포스트모더니즘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보편타당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교과 지식의 성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재인식할, 해체(탈 중심적 다양성, 탈 이성적 사고로써 거대담론의 해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다양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의 교육과정을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다. 교육이 단일하고 보편적인 지식과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면 단일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한 교육은 학습자에 대한 전통적 견해를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학습자에 대한 전통적인 견해는 학습자는 학습활동에서의 수동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학습자의 능동성과 교육의 주체로 여긴다. 넷째, 포스트모더니즘은 전달과 주입이라는 전통적인 교육방법의 전환도 요구한다. 학습활동에서의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대화와 토론, 협동, 자율적인 참여와 창의적 탐구학습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다섯째, 포스트모더니즘은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감성교육을 지향하여 인간 정신의 감성적 기능의 회복을 강조한다. 여섯째, 포스트모더니즘은 현행 교육제도의 근본적 재검토를 요구하고 사회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한다(신득렬 외, 2014). 일곱째, 포스트모더니즘은 학교문화 해석의 다양성을 요구한다.

학교는 다양한 가치와 신념이 공존하므로 사회와 문화의 다양성과 다원성에 보다 민감해야 한다. 보편타당한 객관적 지식(大敍事, 큰 규모의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 역사적 사실)이 정당화되었던 사회와는 달리 학습자들의 수많은 작은 이야기(小敍事, 소소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박의수 외, 2015).

 

<참고문헌>

 

교육학용어사전 http://terms. naver. com/entry.nhn? docId =5109 24&cid=42126& categoryId=42126.

김경식(2002). 교육사·철학신론.서울: 교육과학사.

박의수 외(2015). 교육의 역사와 철학.서울: 동문사.

박일호 외(2011). 철학의 숲, 길을 묻다.서울: 풀빛.

신차균 외(2014). 교육철학 및 교육사의 이해.서울: 학지사.

이돈희(1979). 교육철학개론.서울: 박영사.

이은영(2006). 강의노트 교육학개론.서울: 경희대학교출판국.

임채식 외(2015). 교육철학 및 교육사.파주: 양서원.

한동일 외(2001). 교육의 역사 철학 이해.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Peter Kunzmann(1991). 그림으로 읽는 철학사.홍기수 외 옮김(1995). 서울: 도서출판 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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