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회학〕 집단사고(groupthink)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당신은 동조현상이 우매한 대중이 보이는 특징일 뿐, 지적으로 탁월하고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가(한규석, 2017)? 지금 대통령 주재 회의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계획에 누구 하나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침묵은 길어진다. 모든 사람은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가정한다. 이 광경이 평화롭고 조화롭기는 하지만 비현실적인 집단의 사고의 전형이다(David G. Myers, 2007).

사회심리학자 어빙 제니스(Irving Janis)는 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종종 집단사고의 희생물로 전락한다고 경고한다. 제니스에 따르면 집단사고는 “사람들이 응집력이 강한 내집단 속에서 의견 합치 추구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대안적 행위 과정에 대한 현실적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무시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사고양식”이라고 설명하였다(Elliot Aronson, 2012). 제니스는 집단사고를 건강한 집단에 전염되는 ‘질병’과 같은 것으로서, 집단을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만든다고 보았다(Donelson R. Forsyth, 1991).

제니스의 말처럼 질병의 증상과도 같은 집단사고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착각, 강력한 응집력, 자신이 선호하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지시적 지도자, 개인적인 압력, 자체검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다는 만장일치에 대한 착각과 과신, 자신들만이 완전무결하다는 높은 도덕성 착각, 외집단에 대한 편향적 지각, 자질 있는 외부인의 판단과 비판으로부터 고립, 대안 검토 절차 무시 등이다. 지금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각계각층의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집단사고의 폐해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집단사고의 해결책은 멀리 있지 않다. 집단사고의 특징 속에 이미 방지책이 들어있지 않는가. 지도자는 집단의 의견이 넘치도록 구성원들을 격려해야 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정책의 방향을 먼저 제시하지 말아야 하며, 1차, 2차 하위 토론 집단을 만들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 집단의 공개적이고 비판적인 의견도 수렴하고 자신들만이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과 조급한 만장일치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침묵을 깨야 한다.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때때로 여러 사람이 모여 계획을 짜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정치집단이나 군대, 학교 그리고 회사의 전 구성원들이 모일 때가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만약 그 안에 최고경영자, 인사권자, 관리자, 사령관 등이 있을 때 집단사고 현상이 일어나고 만다. 이때 세 가지 조건이 자동적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 단절된 소통, 그리고 중대한 결정을 위한 촉박한 마감 기한이 그것이다(David, McRaney, 2011).

<참고문헌>

David G. Myers(2007). 마이어스의 심리학. 신현정 외 공역(2009). 서울: 시그마프레스.

David, McRaney(2011). 착각의 심리학.박인균 옮김(2012). 서울: 추수밭. p.279

Donelson R. Forsyth(1991). 집단심리학. 서울대학교 사회심리학 연구실 편역(1996). 서울: 학지사. 433

Elliot Aronson(2012). 인간, 사회적 동물.박재호 옮김(2014). 서울: 탐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