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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교육 및 교수법] 코로나 시대 대학발 사회혁신 실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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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du연구소2 조회수 : 827 | |
[중앙시평] ‘코로나 시대의 대학발 사회혁신 실험’을 끝내고 [중앙일보] 입력 2021.01.22 00:41 | 종합 31면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예상했던 대로 역시 긴 한 학기였다. 필자의 지난 학기 학부 수업프로젝트가 며칠 전에야 끝났다. 작년 9월 4일 중앙시평 지면을 통해 소개했지만 ‘글로벌 리더십 연습’이란 이름의 과목을 개설하여, 총 27명의 한국·중국·베트남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민주도형 코로나 대응’이라는 주제를 잡아, 지역참여형·사회문제 해결형 수업프로젝트를 원격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정규 수업은 12월에 끝났지만, 3국 학생들의 ‘시민주도 솔루션’을 발표하는 최종 온라인 성과공유회가 지난 일요일에 열렸다. 사실 아직도 최종 책 출판 일이 남아 있다.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대학 교육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며 시민주도 솔루션 모색해야 필자는 이 수업 프로젝트를 ‘코로나 시대의 대학발(發) 사회혁신 실험’으로 부른 바 있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대학발 사회혁신’은 지역참여형 학습을 통해 교육·연구의 수월성을 추구하는 한편, 학생들을 사회적 가치에 민감한 공적·민주적 리더로 양성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혁신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한·중·베 수업프로젝트는 코로나 시대의 국제적인 대학발 사회혁신 실험이라는 의의가 있다.
귀한 지면을 빌려 필자의 개인적인 수업 경험을 홍보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칼럼에서 이번 수업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실험인양 늘어놓았으니, 그 결과가 과연 어땠는지 밝히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다. 다른 한편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유사한 실험이 시도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번 실험 내용과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수업프로젝트 실험은 사실 모험에 가까웠다. 우선 코로나 시대에도 ‘대학발 사회혁신’은 중요할 터, 솔선수범해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심정으로 실험에 뛰어들었다. 코로나의 와중에도, 교실 안 교과서 위주의 수업을 벗어나, 코로나 19가 초래한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주제로 현장 참여형 수업프로젝트를 시도했다. 다음으로 마침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가 제안한 온라인 한·중·베 대학생 사회혁신 프로젝트(Global Happinnovator Project)를 적극 수업에 끌어와 국제적 수업프로젝트로 진행하기로 했다. 결국, 3국 대학생들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문제 중 ‘아동 돌봄과 교육’, ‘플라스틱 쓰레기’, ‘코로나 블루’ 문제를 선정한 후, 이슈별로 다국적 팀을 구성하여, 한 학기 동안 서울·북경·하노이의 시민주도형 솔루션 사례들을 함께 배우고 분석하며 실천적 대안을 제시했다.
지면 제약으로 여기서 수업프로젝트 내용과 결과를 자세히 설명할 순 없다. 일부만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가령 ‘아동 돌봄’ 문제에 있어, 돌봄공동체를 정부와 가정 돌봄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돌봄공동체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솔루션으로 제안하는 식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팀도 일반 대중의 친환경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실천을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코로나 블루’ 팀은 노인층의 코로나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한 감정 일기(emotion diary)와 취미 키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비록 전문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지언정, 학생들은 각국 상황과 정부 정책에 대한 면밀한 사전 연구(desk research)에 기초하여 시민주도형 솔루션이 유효한 보완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밝히고, 풍부한 현장 연구(field research)를 통해 관련 사례를 분석하고 자신들의 솔루션을 제안하며 그 효과에 대한 정량·정성적 검증 또한 시도했다. 현재까지 수업프로젝트에 대한 영어 영상 결과물(https://www.youtube.com/watch?v=fbShFAa7l8M)이 나와 있고, 곧 한국어 e-book으로도 엮어 출판할 계획이다.
돌이켜보건대, 이번 수업프로젝트는 절대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언어와 비대면 원격 교육의 문제야 극복 못 할 장애는 아니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학자인 필자가 잘 모르는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느냐였다. 고민 끝에 사회복지학과, 환경대학원, 심리학과의 동료 교수 3명과 관련 분야 활동가들의 특강과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처하고자 했다. 사전 연구, 현장 조사, 솔루션 창출 및 검증에 이르는 학생들의 체계적인 탐색 과정을 어떻게 제대로 지도해줄 수 있느냐도 어려운 문제였다. 3국 학생들은 정규 수업 시간 외 정기적인 팀별 온라인 미팅을 통해 상호 토론과 공동 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했으며, 초기 체크인 워크숍, 중간 점검 워크숍, 그리고 최종 성과공유 워크숍 등의 자리를 마련하여 연구 내용을 발표·점검·개선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와 SK SUNNY 운영진은 필요에 따라 조직, 조율, 모니터링, 치어리딩, 넛징(nudging) 등 다양한 파실리테이터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바빴다.
하나의 실험에 불과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번 ‘시민주도형 코로나 대응’ 한·중·베 수업프로젝트 실험이 우리 학생들에게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진정한 글로벌 교육·연구·실천의 기회를 줬다는 점일 것이다. 힘들어도 이거 하나면 해볼 만했다는 생각이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출처: 중앙일보] [중앙시평] ‘코로나 시대의 대학발 사회혁신 실험’을 끝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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