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erence

자료실

reference

자료실

홈으로화살표 자료실화살표 대학교육 혁신

대학교육 혁신

게시물 상세
[대학교육 혁신 자료 및 사례] 대학의 미래와 21세기 교육
작성자 : Edu연구소2   조회수 : 541

대학의 미래와 21세기 교육

 

염재호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코로나19 사태로 인류는 지금 새로운 문명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으로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을 막연하게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인류가 미래 디지털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 택배, 원격회의, 온라인 강의 등 사회 곳곳에서 미래형 삶의 실험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 이 실험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로 2050년쯤이면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르는 호모 데우스(homo deus)’가 될 것이라고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예언했다. ‘특이점(singularity)’을 이야기한 레이 커즈와일(Raymond Kurzweil)도 그때가 되면 지금의 인간과는 전혀 다른 기계와 인간이 혼합된 신인류의 출현을 예견했다. 이런 획기적인 미래의 변화에 교육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 강의

코로나19 사태로 대학도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수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미 21세기형 교육의 모델로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 토론중심,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문제 해결형 수업을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강의 중심의 오프라인 수업들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이를 바꿔 놓았다. 아직은 단순히 카메라로 강의를 촬영하여 온라인으로 보여주면 되고, 코로나 사태가 지나면 이전처럼 오프라인 강의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제대로 된 온라인 강의를 맛본 학생들은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될 것이고,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토론이 연계된 새로운 형태의 교육 방식은 비가역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1997년 포브스 잡지와의 대담에서 앞으로 30년 후가 되면 대학 캠퍼스는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이다고 했다.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2030년이면 세계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뉴욕 타임스는 대학을 실업자를 양산하는 공장(unemployment factory)’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의 생존과 교육 방식의 변화

 

대학은 살아남을까? 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미래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미 인터넷 강의에 익숙한 고교 수험생들에게 대학의 온라인 교육은 어색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강의실에서 지식을 전달해 주던 교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뿐이다. 미국의 대학원에는 강의가 없다. 최소한 필자가 경험한 사회과학의 경우는 그렇다. 미국 대학원의 수업은 강의계획표에 나온 책이나 논문을 학생들이 미리 읽고 오면 교수는 세미나에서 그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유도하고 학생들 간의 토론을 이끈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토론하고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세미나가 진행된다. 이제 학부 강의에서도 교수가 직접 강의를 하는 일방적 지식전달이 아니라 강의는 온라인 교재로 미리 보고 와서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문제해결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는 몇 년 전부터 교양과목을 이런 방식으로 바꿨다. 모든 신입생이 두 학기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자유, 정의, 진리라는 교양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사전 제작된 강의 영상을 집이나 도서관에서 보고 관련 질문을 교수에게 제출해야 한다. 다음에는 교수가 약 80명의 학생들과 질문을 중심으로 주제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그다음에는 20명의 학생들로 분반하여 강의 조교(teaching fellow)가 집중토론을 한다. 마지막 시간에는 5명이 한 조가 되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다. 이렇게 2주에 한 주제씩 다룬다.
이제 대학에서의 수업은 이처럼 문제 해결형, 토론중심, 프로젝트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암기 위주의 지식습득과 전공 중심의 강의보다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과목으로 강의가 재구성돼야 한다. 그러면 수강하는 과목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게 되고 자신만의 지식으로 체화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의 튜터식 교육 방법만이 21세기 대학 소멸론의 목소리를 잦아들게 할 것이다.


미래 교육과 국가경쟁력

 

·중등 교육에서도 줄 세우기식 경쟁 교육이나 사교육을 통한 암기와 문제 풀이 요령의 교육은 20세기의 유물로 버려야 한다. 오지선다형 수능시험으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일류대학에 성적순으로 입학하는 입시 위주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객관적 공정성을 이유로 경쟁 위주의 지식주입형 교육은 21세기 국가경쟁력 확보에 치명적이다. 학생들에게 수동적 피교육자의 관점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계발시키게 하는 교육이 21세기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학생들의 수월성이 가장 뛰어난 핀란드의 경우 중학교까지는 단일 시험문제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 노르웨이에서는 극지탐험가 난센이 시작한 난센 아카데미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기숙 시설이 있는 난센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1 년 동안 갭 이어(Gap year)를 즐긴다. 정해진 교과 없이 인생의 목표, 대학을 가는 이유 등을 고민하면서 철학·문학·예술 등의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고 지적 호기심을 키운다. 그렇게 졸업한 학생들이 유럽 유수의 대학에서 입학허가서를 받는다고 한다. 민간에서 시작된 난센 아카데미를 노르웨이 정부가 지원해서 약 20%의 노르웨이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을 가기 전에 이곳에서 1년을 보낸다고 한다.
21세기 미래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적 실험들이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준비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교육이 20세기 방식에 안주하면 교육을 통해 세계 10위의 국가가 된 한국의 기적은 먼 옛날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출처: 미래정책포커스. 2020. 여름호 25

이전글 코로나 19 여파로 문닫는 미국 대학들
다음글 미래인재 개발과 교육혁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