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육과 심리학 간의 관계

일반적으로 보면, 심리학은 개인의 행동(behavior)과 인지(cognition)및 기억(memory)의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교교육은 학령기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행동, 태도, 가치지향, 의식구조, 지적인 성취, 그리고 정의적·심체적 기능 성취 등을 건전한 방향으로 향상·변화시키고,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과정으로,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가능한 한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교수‑학습의 효과를 높이려는 건전한 수단으로써 인접학문 가운데, 특히 심리학의 이론과 지식을 수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교육과 심리학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심리학적 사실과 지식은 거의가 실험실 안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얻어진 연구결과이다. 따라서 교실 상황에서 학습자들이나 개인들의 상호작용 과정인 교수‑학습 과정에 적용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높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교육에 관한’, ‘교육을 위한’ 또는 ‘교수‑학습을 위한’ 심리학적 연구는 순수한 심리학의 연구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교육과 심리학은 연구의 방법, 대상, 절차, 환경 및 처지가 가치적 차원에서 다른 점이 있다.

교육은 교육목적이라는 가치적인 요소와 인간형성이라는 가치 측면에서 보고 있다면, 심리학은 가치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심리학은 교육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나 교수‑학습의 효과 증진을 위한 수단의 차원에서 언제나 동원되기 때문에 교육과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교육은 교육적 사실·원리·법칙을 도출하고 학교교육 현상을 관찰·설명·기술·예측·통제하기 위한 연구 설계에서 엄격한 통제와 실험처치가 불가능하다. 또한 교육은 심리학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심리학적 지식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계획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교수‑학습의 과정과 활동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교육은 항상 심리학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이유는 심리학이 개인의 행동·발달·학습·인지과정·기억·잠재가능성 등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심리학은 교육과 심리학 양자의 학문적 차원을 총화 한 이상의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김용래·김태은, 2005).

2. 교육심리학의 학문적 위치와 특성

교육학은 교육문제 및 교육현상에 관한 여러 가지 지적탐구를 종합하고 체계화한 것이고, 심리학은 인간과 동물의 행동(behavior, 내·외현적 행동)과 정신과정(mental process, 감각, 의식, 인지 및 사고과정, 기억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교육학과 심리학의 이론적 접근으로 형성된 교육심리학(educational psychology)은 교육현상 및 교육현상과 관련된 ‘인간행동’과 ‘인간의 특성문제’를 엄밀한 과학적 척도로 탐구한 연구결과를 체계화한 학문이다. 교육심리학은 심리학적 지식을 교육학에 응용한 과학적인 학문이다. 여기서 ‘과학적’의 의미는 모든 학문은 개념·법칙(원리)·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학문적 연구는 개념(예: 지능, 창의성, 학습동기 등)을 정의하고 관찰하며 측정하는 일에서 시작되며, 개념이 지칭하는 실제의 개인이나 환경의 특성은 변하므로 연구의 개념은 독립변인(예언변인)또는 종속변인(기준변인)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러한 변인과 변인의 사실적 관계를 진술한 것이 바로 이론이며 법칙이다. 따라서 교육심리학은 근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를 다루는 교육학의 하위영역의 학문인 동시에, 교육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심리학적 측면에서 연구하여 이론과 원리를 정립하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응용심리학적 성격을 가진 심리학의 하위 학문이다. 그러나 교육심리학은 교육현상과 과정을 심리학적 지식으로 설명·기술하고, 예측·통제한다는 점과 학습자의 지적·정의적 발달과 학습, 수업과 교수이론, 적응 및 부적응, 평가 등의 연구대상과 독자적인 이론과 연구방법을 지닌다는 점에서는 엄연히 독립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심리학의 특성에 관한 견해 중 먼저, 교육심리학을 교육학이라고 보는 주장으로 이는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학습이론은 실험 조건 이외의 모든 변인이 통제된 상황에서 탐구된 결과이다. 그러므로 여러 변인이 개입되는 수업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실제로 중요한 답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심리학자는 심리학자들과는 달리 교실에서의 학습을 실제 사태에서 연구하거나 학습(learning)과 교수(teaching)를 개선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러므로 교육심리학은 교육학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교육심리학이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의 성격을 둘 다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교육심리학이 학습, 교수, 상담, 생활지도, 교육행정 등의 실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적 지식(해결 가능한 또는 최적의 해결책)뿐 아니라 교육에 관련된 인간행동의 이해를 위한 기술적(행동의 과학적 이유를 설명하는)지식을 제공해 준다고 하여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다.

끝으로, 교육심리학은 완전히 독립된 학문이다. 교육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심리학적 측면에서 연구하고, 그 원리나 방법을 밝혀 교육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학문으로서 그 학문적 성격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임승권, 1986). 무엇보다도 교육심리학은 교육의 현상과 과정이나 가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둔 ‘교육학’과 주로 개인의 행동에 관심을 두는 ‘심리학’이라는 두 가지 독립된 학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개인의 행동 변화 문제에 관심을 두는 점에서 교육심리학과 심리학은 동반자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둘은 교육목적과 연구방법 등에서는 차이점(김희수, 2010)이 있다([표]).

[표] 교육심리학과 심리학의 차이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교육심리학 관련 문헌에서 밝힌 교육심리학은 일반심리학에서 찾아낸 사실·지식·법칙·원리 등을 교육실천 현장에 적용해서, 학습과 수업의 효과를 높여 교육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하려는 연구의 한 분야로 간주한다. 그러나 교육심리학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학교와 교실에서 학습과 수업의 효과를 위해서 심리학적 연구결과와 정보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연구방법과 연구대상인 유치원부터 각급 학교 학습자들을 중심으로 교육과 관련된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교육실천에 적용하면서 교육효과를 높이는 데 관심을 둔 학문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김태은·김용래, 2005).

3. 교육심리학의 역할과 관심사

교육심리학의 역할과 관심사는 다음과 같다.

① 교실과 학교생활을 연구하기 위하여 심리학적 방법을 적용한다.

② 교육의 향상과 훈련이 이루어지도록 계획된 특정한 환경 안에서 특정한 교과과정을 가르치고 배우는 동안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느끼는지)에 대하여 연구한다.

③ 교육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심리학적 방법으로 연구하여 그로부터 원리와 모델, 이론, 교수 절차들, 그리고 지도와 평가의 실질적인 방법을 추론해 내고, 학습자의 복잡한 사고와 정서적 과정을 연구하는 데 타당한 연구 방법과 통계적 분석, 측정 및 평가 절차를 유추해 낸다.

④ 교수와 학습과정에 관한 학문으로 심리학적 방법과 이론,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방법과 이론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