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각 영역별로 문제 삼았던 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결과는 교육원리의 개발에 응용한다. 철학의 지식을 교육의 이념과 이론 구성 및 실천에 결합시킨다. 철학의 각 영역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이론철학-지식의 획득을 목적으로 삼는 철학
(1) 존재론(ontology) 또는 형이상학(meta초월+physics자연학)
존재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제1철학이라고도 한다. 이는 여러 존재자들로 하여금 그들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 원리에 대한 학문으로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의 영역이다. 존재론은 경험의 세계를 초월하여 불변(不變)하는 실체(실체, substance, 외형의 원래 모습)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존재론은 종교(신학)와 공통된 면이 있다. 중세의 신학자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년)는 형이상학을 초자연적인 것 일체에 관한 사상이라 하였다. 그러나 형이상학은 이성 또는 지성을 통하여 인식에 도달하나 신학은 절대자의 계시(啓示, 신의 가르침)에 의존한다. 형이상학적인 것, 즉 형이상자(形而上者, 정신적인 존재)를 보는 견해 차이로는 유물론(唯物論, materialism, 물질이 정신을 지배한다는 사상으로 공산주의 철학의 기본이 되는 이론이다.)과 유심론(唯心論, spiritualism, 유물론과 대립되는 이론)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 짓는다.
① 유물론: ‘물질’을 뜻하는 라틴어 materia가 어원이다. 유물론은 물질이 유일한 실재이며, 물질을 정신적 삶을 설명해 주는 근본적인 실재로 본다. 물질은 정신으로부터 독립해 고유하고 자율적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실재이다. 천민자본주의자들은 ‘돈이 최고야,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지.’라고 외친다. 이런 정신을 유물론적 사고라고 한다. 물질만능주의를 낳기도 하는 사고방식이다.
② 유심론: 관념론(idealism)이라고도 한다. 관념론이라는 말은 17세기에 이르러 유물론에 대비되어 만들어졌다. 형이상학에서 관념론은 관념이 감각적 세계보다 더 참된 존재이다. 예를 들면 플라톤의 이데아(Idea)의 세계는 ‘참된’ 실재이다(Élisabeth Clément et al, 1994).
(2) 인식론(epistemology) 또는 지식론(theory of knowledge)
인식론 또는 지식론이란 지식의 기원(도대체 진리란 무엇인가?)과 구조 및 한계(어디까지 알 수 있나?), 인식의 방법, 인식의 타당성, 진리와 허위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부문으로, 서로 대립되는 합리론과 경험론, 실재론과 관념론 등이 있다.
① 합리론(rationalism): 합리론 또는 합리주의는 인식(경험으로 주어진 것들을 수용하고 그것들을 설명하거나 이해하려는 행위) 또는 현실의 설명 수단으로서 이성을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이론이다.
② 경험론(empiricism): 감각주의라고도 부르는 경험론에서의 인식은 감각적 외부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프랑스의 합리론자 데카르트(Descartes)가 말하는 본유관념(本有觀念, 생득관념으로 감각이나 경험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가지고 있는 선험적 관념)을 부정한다.
③ 실재론(realism): 현실주의, 사실주의 등으로 번역되는 실재론은 정신으로부터 독립적인 실재의 존재를 긍정하는 이론이다.
④ 관념론(idealism): 관념(idea)이 감각적 세계보다 더 참된 존재로 보는 이론이다.
2) 실천철학
인생을 위하여 소중한 가치의 실현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는 철학이다. 윤리학과 미학 등이 있다.
(1) 윤리학(ethics)
윤리학은 인간 행위의 선악(善惡), 시비(是非)의 문제를 다룬다. 윤리학 외의 과목에서는 그 사회의 도덕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를 피교육자에게 투입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반면, 윤리학은 그것을 공부하는 사람 스스로가 정답을 발견해야 한다. 윤리학의 근본 사명은 현재의 도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결하고 나아가서는 새로운 행위규범을 발견 또는 창조하는 것으로, 기존 도덕에 대한 회의(懷疑)적 태도, 비판적 태도가 윤리학의 출발점이다. 윤리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선악, 시비를 판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하는 문제이다. 이 물음에는 답은 다양한 관점에서 말해진다.
① 목적론: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적을 제시함으로써 선악, 시비의 판단 기준을 밝힌다.
② 법칙론: 인간이면 누구나 지켜야 할 도리(道理), 즉 행위의 법칙이 이미 주어져 있다는 전제 아래, 그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윤리적 평가 기준의 문제에 답하고자 하는 학설
③ 결과주의: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로 그 행위의 도덕적 성격은 상황에 다라 달라진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잘못된 생각이 수용될 수 있다.
④ 동기주의: 시비, 선악의 기준을 세울 때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을 세우는 올바른 방법이 무엇이냐의 문제이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준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와 윤리학에서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선악, 시비를 판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⑤ 형이상학적 윤리설: 형이상학적 지식을 근거로 삼고 인생의 목적 또는 행위의 법칙을 발견한다.
⑥ 자연주의적 윤리설: 경험적 사실에 관한 지식을 근거로 인생의 목적 또는 행위 의 법칙을 추리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⑦ 직각론적(直覺論的) 윤리설(intuitional ethics): 어떤 다른 지식에 의존함 없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능력을 통해 직접적으로 시비, 선악의 원칙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 <표 1-1>은 같은 인간 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표 1-1> 인간 행위를 판단하는 다양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