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수업을 위한 숨고르기

교수 및 교수이론의 의미와 필요성

  학습(learning)이란 행동의 지속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작용이나 활동(교수 또는 수업)을 말한다. 학습은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영속적이며 안정된 형태의 행동상의 바람직한 변화이다. 학습이론은 이런 학습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자에게 일어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반면 교수(teaching)는 교사에 의해 학습자의 학습행위를 유발시키는 학습경험 및 교육내용을 전달하는 행위, 사전에 계획된(의도된) 학습목표를 가르치는 과정, 학습이 일어나도록 학습자의 내․외적 조건을 체계적(계획적)으로 조정하는 일을 말한다.

  교수는 종종 수업(instruction)과 동일한 개념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수업보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본다. 교수가 학습자의 모든 능력을 자극하는 데 반하여 수업은 주로 학습자의 지적, 탐구적 특성을 자극한다. 수업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매체에 의하여 전달되는 학습경험을 말하며, 학습이 촉진되도록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의도된 사건 전체를 의미한다. 결국 수업이란 교사와 학습자 간의 계획된 상호작용과정 또는 교수와 학습이 잘 일어나도록(교육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학교 및 교실 환경을 조작하는(꾸미는) 과정이며, 의도된 교육목표가 통합적으로 상승작용(synergy)이 일어나도록 인적․물적 학습자원을 적절히 결합하는 활동을 말한다. 따라서 수업은 ① 적절한 학습활동을 하도록 방향을 정하고, ② 학습자로 하여금 적절한 지식을 얻게 하고, ③ 학습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④ 학습자의 학습과 행동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활동이다. 교수이론 또는 종종 동일한 개념으로서의 수업이론은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수업(교수)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전략을 제공하는 일련의 지식체계로서 교수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교수자가 행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교수이론 또는 수업이론은 학습이론을 교육실제에 적용하므로 처방적이고 규범적이다. 또한 교수이론은 수업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수업조건을 조작하거나 통합하는 일련의 원리이다.

  교수이론의 특징을 살펴보면, 학습이론이 설명적이고 간접적인 반면 교수이론은 처방적이고 규범적이다. 교수와 학습의 관계에서도 ‘학습’하는 현상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교수’는 학습상황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분리할 수 없다. 이 둘은 교사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 의존관계,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관계, 동반자적 협력관계이다. 이 둘은 전인적 인간교육의 과정이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을 예술에 비유하기도 한다. 학습이론은 보편적인 인간의 학습방식을 설명하지만 교수이론은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의 성질에 따라, 가르치는 조건(교사조건, 환경조건 등)에 따라 교수방법이 다양하다. 학습이론과 교수이론의 결정적인 차이는 학습이론은 기술적인데 반해 교수이론은 처방적이고 규범적이라는 것이다. 학습이론은 최상의 학습상황에 대해 기술하고자 하는 반면 교수이론은 실제로 가르치는 상황에서의 방법을 처방하고자 한다. 따라서 수업(교수와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수가 ‘정보의 전달’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학습자의 특성에 맞게 ‘처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960년대 학습이론의 한계가 드러났다. 그동안 수많은 학습이론이 생겨나고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통제된 실험실에서 밝혀진 인간학습의 원리를 역동적인 교실 상황에서 개인차를 무시하고 학습에 적용한다는 것부터 무리수였다. 이때까지는 주로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에 초점을 맞춘 이론으로 교수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이론과 방법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브루너(Bruner)는 학습이론과 발달이론도 교육에 나름대로 많은 공헌을 하지만 지식정보화시대에 요구되는 자기주도학습을 위해서는 ‘교육을 안내하는 도구’로서의 교수(수업)이론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브루너의 주장 이후 학교수업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시작되었다. 따라서 과학적 현상으로서의 교육을 탐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교육의 효율성을 의도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발전된 여러 이론을 재정립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동원한 통합적 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 결과 1950년대 중반 교육심리학계에는 수업이론(instructional theory)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였다. 이는 주로 교육목표를 검증하고 이의 달성을 위해 어떻게 학습경험을 정리할 것인가에 대하여 연구하며, 교육방법의 장점에 대한 평가와 보완에 과학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등 각종 활동이 조직적으로 시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