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습의 개념, 조건 및 원리

1. 교수-학습의 개념

교수(teaching, introduction)란 가르치는 사람, 즉 교수자가 교육목적에 부합하는 교육내용을 design하는(꾸미는) 일련의 활동, 또는 학습내용을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라는 말로 대신 하기도 한다.

학습(learning)이란 배우는 사람, 즉 학습자가 경험과 연습을 통해서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의 변화를 의미한다. 여기서 행동이란 지적·정의적·심동적인, 즉 인간의 내·외현적인 행동을 말한다. 학습은 선천적으로 프로그램된 유전적인 성장과 성숙과는 다르다. 학습이 비교적 영속적이라면 성장과 성숙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현상일 수 있다. 따라서 일시적인 변화는 학습이라고 할 수 없다.

교수와 학습은 동전의 양면이며 서로 협력(collaboration)하는 과정이다. 둘은 서로 배타적이기도 하다. 좋은 교수는 좋은 학습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나쁜 교수는 학습자를 학교를 떠나게 한다.

결론적으로 교수가 가르치는 사람이 계획한 경험과 연습을 학습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에게 바람직한 행동변화나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학습자를 조력하는 과정이라면, 학습은 배우는 사람이 계획된 경험과 연습을 통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가는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의해 놓고 보면, 교수와 학습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활동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학습이란 바람직한 행동변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조건 아래서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이 상호작용하고 협력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교수-학습의 성향

교사, 학생, 내용을 흔히 교수-학습의 3 요소라고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교수-학습은 이 삼자가 적절하게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교수-학습활동은 현실적으로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따라 이 셋 중에서 어느 하나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강조하며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즉, 교수-학습이 현실적으로는 교사를 중심으로 해서 전개되거나(교수중심 교수-학습 성향), 학습자를 중심으로 전개되거나(학습자중심 교수-학습 성향) 혹은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되게 된다(내용중심 교수-학습 성향)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각 교수-학습 성향들은 어떠한 특징들을 갖고 있을까요?

먼저, 교사중심 교수-학습 성향은 교실 안에서의 모든 활동이 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이 거의 전적으로 교사에 의해 결정되거나 최소한 교사에 의해 선정됩니다. 이 성향에서 교사는 권위자요, 전문가이며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인 반면, 학생은 미성숙자이며, 비주체적이고 수동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교수-학습은 일반적으로 주입식이라는 방식을 취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쯤 되면 이 교사중심 교수-학습 성향이 가장 전통적이고, 지금도 가장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경향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죠?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이 성향이 가진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다음으로 학습자중심 교수-학습 성향은 교실 내의 모든 교수-학습과정의 중심이 학습자에게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교육목적이나 내용 또는 방법은 학생들의 조건, 예컨대 학생들의 능력이나 흥미, 욕구 등과 같은 조건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교수-학습 성향에서 교사는 안내자 또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학생은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참여자입니다. 교육내용은 주로 학습자의 지적인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서 학습자의 흥미에 부합되는 생산적인 내용을 교사가 선택하거나, 교사와 학생이 공동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육방법은 학습자들의 참여와 사고, 제반 활동을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됩니다. 예컨대, 토의법, 대화법, 질의 및 응답법, 실험, 시범, 관찰 등과 같은 비교적 민주적이고 현대적인 방법들이 동원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내용중심 교수-학습성향은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교수와 학습활동이 전개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교육내용은 주로 개념, 방법, 이론, 공리 등으로 구성되는데, 그러한 내용구조 자체가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교사나 학습자의 조건에 맞게 그 교육내용이 재구성될 수 없습니다. 그만큼 교과내용의 구조가 매우 경직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성향에서 교사는 주어진 교과서의 내용을 전문적으로 체계화하여 전달하는 사람이며, 학습자는 교사에 의해 전달되는 교과서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수용하고 내면화하는 존재입니다. 이 성향에 의할 경우, 교수-학습의 분위기는 매우 형식적이고 냉랭할 수밖에 없으며, 교수자와 학습자의 상호작용은 교과내용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게 됩니다.

3. 교수-학습의 조건과 원리

교수-학습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조건에 의해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째, 준비도입니다. 준비도란 특정한 교육목표에 관련된 학습자의 기존 능력의 정도를 말하는 개념입니다. 여기에는 성숙성, 지능, 경험 등이 포함됩니다. 학습자가 새로운 학습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충분히 성숙되고 필요한 지능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그에 관련되는 사전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교수는 학습자의 준비성을 미리 알고 또 관찰을 통해서 적절한 학습경험을 준비하였을 때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둘째, 개인차입니다. 같은 학습범위 내에서도 개인에 따라 학습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가 어떤 측면에서 어떤 개인차가 있는지를 유심히 관찰하여, 그 개인차에 따라 학습과제의 양과 수준 그리고 속도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학습동기입니다. 학습동기란 학습자가 스스로 배우려는 의욕을 말하는데, 개인에 따라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따라서 교사는 개인에 따라 적절한 동기를 유발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만 소기의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넷째, 전이효과입니다. 전이란 선행 학습의 효과가 후행 학습에, 또는 어떤 영역의 학습이 타 영역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교사는 전이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학습의 효과를 높여야 합니다.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대략, 선행학습과 후행 학습의 유사성, 선행 학습의 성취 정도, 선행 학습과 후행 학습의 시간적 간격, 학습자의 학습에 대한 태도, 학습자의 지능 등이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교수-학습의 조건을 고려해서 교수-학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원리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발성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학습자가 능동적, 자율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학습활동보다는 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학습활동이 더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일입니다. 따라서 교사는 기존의 지식이나 기능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할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발적, 자주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개별화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학습활동에서 개인차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학습지도를 개별화해야 합니다. 동시에 교사 1인당 학생수, 교실의 크기 등과 같이 개별화에 필요한 제반 조건을 충분히 구비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개별화는 가장 효과적인 학습지도 방법이라고 합니다.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기 위해 수많은 비용을 학교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셋째, 사회화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학교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을 그들이 속한 사회의 유능한 구성원이 되도록 육성하자는 원리입니다. 학생들을 유능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학습해야 할 내용을 가능한 한 현실 사회에 밀접하게 관련시켜야 합니다. 동시에 공동학습을 통해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학습을 진행함으로써 민주사회에 요구되는 공동체의식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통합성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학습자가 지적, 정서적, 사회적, 신체적인 측면에서 조화와 균형이 이루어진 인간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지적, 정의적, 기술적, 신체적 영역을 전체적으로 통합하고 조화시켜 지도하고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따라서 이 원리는 전인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목적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교육목적 또는 목표가 정확할 때 적극적인 학습과 효율적인 교수가 수월하게 이루어진다는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목적의식이 분명할 때 교수와 학습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가능한 한 학습목표를 학생과 협의하여 결정하고, 교사가 설정한 목표를 학생 스스로의 목표로 인식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때 이 목적의 원리가 달성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