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인간의 심리적 특성에는 지능, 적성, 창의성 등의 지적 특성과 불안, 자아 개념, 동기, 태도 등의 정의적 특성이 있다. 학습 지도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능이라 하면 대체로 여러 문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지적 능력을 말한다. 흔히 지능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능지수(IQ)라는 수치로 표현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 지능만큼 교육계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의 관심을 끌어왔던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지능이 학생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간주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누구나 지능이 높으면 학업 성적이 높고, 지능이 낮으면 학업 성적이 낮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학업 성적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지능이 대단히 중요한 변인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이고 결정적인 변인은 아니며, 그 외에도 학생의 적성이나 동기, 교사의 학습 지도 방법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 지도시 학생의 지능을 고려해야 하기는 하지만, 이것에 너무 의존한다면 좋은 교육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프랑스에서 비네(Binet)라는 학자에 의해 처음으로 지능 검사가 만들어진 경위도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아동들을 골라내어 특수 교육을 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 후 오랫동안 교육계에서는 지능이 학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오해되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 지능을 고려하기는 해도, 이것에 너무 의존하여 가르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둘째, 적성이라 할 때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의미가 있다. 적성을 좁은 의미로 해석할 때는 지능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특정 분야의 지적 능력을 말한다. 이는 언어력, 수리력과 같은 것을 지칭할 때 쓰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가 적성을 지적 특성의 하나로 볼 때는 대체로 이에 해당된다. 한편 적성을 넓은 의미로 해석할 때는 인간의 특정 분야의 능력을 말한다. 이는 언어력, 수리력과 같이 특정 분야의 지적 능력뿐 아니라, 운동 능력, 미술 실력과 같이 어떤 분야의 능력을 통틀어 말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각 교과의 학습 지도시에 학생의 적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할 때는 이와 같이 후자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에는 지적 교과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생은 다양한 교과를 배워가면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키우게 되며, 또한 이를 토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요즈음 학교에서는 대체로 적성을 고려하지 않는 수업을 하는 경향이 있다. 거의 모든 교과에 걸쳐 평균적인 아동을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당 교과의 적성이 뛰어난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적성이 뛰어난 학생은 다루는 교과 내용이 쉬워 흥미를 잃기 쉽고, 또 이로 인해 적성을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잃게 되는 경우가 생기며, 적성이 뒤떨어진 학생은 교과 내용이 자기 수준에 비해 어려워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학생의 적성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과제를 준다든가, 비슷한 수준의 학생끼리 모아 소집단 협력 학습을 하도록 배려한다거나, 집단별 이동식 수업 등을 통해 학습 지도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셋째, 창의성은 창조력이라고도 한다. 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산출하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기발한 답을 창출하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에 의하면 창의성은 지능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다시 말해서 지능이 높다고 해서 창의성도 따라 높은 것은 아니다. 지능이 정답을 잘 찾는 능력이라면, 창의성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해결책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능력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지능이 높은 아동이나 창의성이 높은 아동 모두 비슷한 학습 성취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창의성이 높은 아동들이 사회적으로 더욱 성공하고 뛰어난 업적을 낳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창의성이 높은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대체로 창의성이 뛰어난 아동들은 전통적인 교실 수업을 기피하고, 교사의 통제를 벗어나려 하기 쉽다. 따라서 교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아동들을 잘 관찰하고, 그러한 아동들을 발견하면 허용적이고 열린 분위기 속에서 그들을 지도해야 그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계발하고 꽃피울 수 있게 할 것이다.

넷째, 불안은 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를 말한다. 이는 다른 심리적인 특성과는 달리 대체로 학습 과제의 수행 정도와 부합적인 상관을 갖는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학습 성취가 낮다고 할 수 있다. 불안 중에서도 교육적으로 관계가 깊은 것은 시험 불안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처럼 성취에 대한 압력이 심하고 또 시험이 많은 곳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험 불안은 시험이 다가오면 잠정적으로 일어나는 일시적인 상태적 불안과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신경증적인 성격적 불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는 현상으로서 문제될 것이 없는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심각한 적응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이러한 후자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 학교에서 시험 불안 정도가 심한 학생들에게는 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쉬운 학습 과제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쉬운 학습 과제도 어려운 과제처럼 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학습 과제를 해결했을 때는 만족감이 훨씬 더 크고, 만일 과제 해결에 실패해도 어려운 것이므로 낭패감이 더 작아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자아 개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또는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말한다. 자아 개념에는 신체적 자아, 사회적 자아, 능력 자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교육적으로 중요한 것이 능력 자아이다. 학교에서는 특히 능력 자아 중에서도 자신의 학업 능력에 대한 자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업 자아 개념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학교 학습의 결과 형성된 것이기도 하지만, 다음 학습 활동에 영향을 주기도 하므로 아주 중요하다. 학업 자아 개념이 긍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에 비해 학업 성적이 뛰어나고, 따라서 학습 활동뿐 아니라 매사에 더욱 적극적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학업 자아 개념이 부정적인 아동이 더욱 적응상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정적 학업 자아 개념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서 교사는 더 많은 배려를 하여야 한다. 교사는 이들을 위해서 좀더 능력에 맞는 과제를 주고 성공감을 자주 맛보도록 해야 한다. 그랬을 때 학업 자아 개념이 긍정적으로 발달되고, 학교에서 실패감을 맛볼수록 자아 개념이 부정적으로 발달되기 때문이다.

여섯째, 동기란 우리의 행동에 방향과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우리 내부의 욕구를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동기에는 그 대상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권력 동기, 친애 동기, 성취 동기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 중에서도 교육적으로 중요한 것은 성취 동기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 있어 학교가 가장 성취 지향적인 사회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성취 동기란 한 마디로 말해서 어떤 큰 꿈이나 희망 또는 업적을 이룩하려는 의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똑같은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면, 성취 동기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 비해 학습정도가 더 높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성취 동기가 높은 학생들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진취적, 과업 지향적, 미래 지향적, 경쟁적이므로 대체로 가만히 두어도 자신이 알아서 학습에 전념하기 때문에 학습 지도상 별문제가 안 된다.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학생들 중에 꿈을 잃고 의욕상실증에 빠져 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어떤 교과의 내용이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고 가르쳐 봐야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그러한 학생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성취 동기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거기에 참여하도록 하거나 또는 교사가 그 학생이 좋아하거나 그에 맞는 과제를 주어 수행해 보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도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성취 동기가 살아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태도는 어떤 대상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 또는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감정을 말한다. 따라서 태도는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교육적으로 중요한 태도는 교과에 대한 태도와 학교에 대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로서, 어떤 학생이 어떤 교과를 좋아하면 그는 그 교과를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그 결과 그 교과목의 학업 성취 정도가 높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의 자기 교과에 대한 태도를 고려하여 부정적인 태도는 긍정적인 태도로 바꾸고 나서 가르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