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8번째도 딸일 확률은 얼마’

도박은 범죄다. 알면서도 도박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이번엔, 진짜 이번엔 틀림없이 딸 거야’하고 생각하는 확신의 심리(오류) 때문이다.도박에 빠진 사람들은이때까지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계속해서 큰돈을 건다. 계속 잃기만 하던 사람이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도박을 끊지 못한다. 이런 일련의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진 도박사의 오류(심리) 때문이다.

도박사의 오류는 줄곧 잃기만 하던 사람이 이번엔 꼭 딸 것이라고 확신하는 생각의 오류를 말한다. 하지만 주사위를 던져 1이 나올 확률이 언제나 6분의 1인 것처럼 돈을 잃고 딸 확률은 언제나 50:50이다. 도박사의 오류는 간단한 확률의 법칙을 몰라 발생하는 것이다.

거의 가능성이 없는 로또 당첨 확률은 욕조에 넘어져 죽을 확률 80만 1,923분의 1의 열 배 더 희박하고,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 428만 9,651분의 1의 두 배 더 희박하다. 로또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매주 로또복권을 사는 이유는 ‘이번만은, 이번만은’하는 심리적 오류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지금까지 내리 7명의 딸을 낳았다고 하자. 지금 아내의 뱃속에는 8번째 아이가 자라고 있다. 남편은 설마 또 딸일 리가 없다면서 이번엔 틀림없이 아들일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번에도 아들일 확률은 딸일 확률과 동일하다. 지금까지 7명의 딸을 낳았더라도 8번째도 딸일 확률은 아들을 낳을 확률과 같은 50:50이다. 아들을 낳을 확률은 이전의 출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사람들은 대상이 되는 샘플이 너무 적은데도(8번째 임신) 그 결과를 완전하다고 믿는다.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이 연속해서 10번이 나왔으니, 11번째는 뒷면이 나올 것으로 믿는 것은 소수의 법칙에 편향(bias)된 것이다. 도박사의 오류는 이처럼 ‘소수의 법칙(law of small numbers)’에 기인한 판단오류이다. 즉, 소규모 표본이 모집단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오류이다(Haward, Danford, 2010).

주식시장에는 깡통계좌라는 말이 있다. 특정 주식 가격이 10일 연속 하락하자 내일은 오르겠지 짐작하고는 증권회사로부터 빌린 자금과 자신이 가진 돈 전부를 그 주식에 투자했는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사들인 주식의 가격이 계속 큰 폭으로 하락하여 담보유지비율이 융자금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회사는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처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400만 원을 가진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융자받은 600만 원을 합해 1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경우 융자받은 600만 원의 130%인 780만 원을 밑돌 경우 담보부족계좌가 된다. 이 경우 증권회사는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처분하게 되어 투자자는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이때 투자자의 계좌를 깡통계좌라고 한다. 강통계좌가 생기는 이유는 주식이 계속 떨어졌으니 이제는 오르겠지하는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 주사위 던지기에서 1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정도지만 주식시장에서 주식가격의 오르내림의 확률은 주사위의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보다 훨씬 복잡다단하다. 주식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주식을 좀 안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우리는 팔랑귀가 된다. 주식은 확률 게임이 아니다. 객관적인 국내외 경제 상황과 투자자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게임이다. 요즘 주린이(주식투자 완전 초보자)들은 이 두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주식투자에 성공 비결은 주식투자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라는 말도 이해된다.

1913년 8월 18일 도박의 도시 모나코의 몬테카를로(Monte-Carlo)의 카지노 룰렛 게임에서 20번이나 연속적으로 검은색 구슬이 떨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21번째는 틀림없이 붉은색 구슬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붉은색 구슬에 많은 돈을 걸었다. 하지만 21번째부터 26번째까지 계속해서 검은색 구슬이 떨어졌다. 결국 27번째에 가서야 붉은색 구슬이 떨어졌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였다. 훗날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도박사의 오류, 즉 몬테카를로의 오류(Monte Carlo fallacy)라고 하였다. 

<참고문헌>

Haward, Danford(2010). 불합리한 지구인.김윤경 옮김(2011). 서울: 비즈니스북스. p.195